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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야의 승천 – 장엄했던 그의 마지막 행보

엘리야의 승천 역사는 성경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두 건밖에 찾을 수 없다. 하나는 예수님이시므로 논외로 치고, 다른 하나도 창세기에 잠시 언급된 ‘에녹’의 사례다. 좌우지간 엘리야는 ‘생을 마감했으나 죽음은 경험하지 않은’ 성경 속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제자였던 엘리사의 눈앞에서 불수레를 타고 회리바람에 싸여서 승천한 엘리야. 그리고 엘리야와 끝까지 동행함으로 엘리야의 승천을 목도하게 된 엘리사. 스승이자 아버지였던 그를 보낸 엘리사의 심경은 어떠하였을까?

엘리야를 따르는 엘리사

엘리야와 엘리사에 대해 다룬 포스트는 따로 있으니, 이 시간에는 두 사람이 함께한 마지막 행보에 집중해보기로 하겠다.

하나님께서는 엘리야를 통한 사역을 마치시고, 그를 하늘로 끌어올리시고자 그를 부르셨다. 그때 두 사람은 길갈에서 나와 길을 걷고 있었다. 엘리야는 엘리사에게, 하나님께서 자신을 벧엘로 보내셨으니 여기서 기다리라고 명했다. 하지만 엘리사는 단호하게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하지만 당신이 살아계시는 한 내가 당신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며 동행하기를 원했다. 결국 엘리야는 엘리사를 데리고 벧엘로 간다.

엘리야 엘리사, 엘리야의 승천
거듭되는 엘리야의 만류에도, 엘리사는 끝까지 엘리야를 따랐다.

벧엘에 도착한 엘리야는 이제 여리고에 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여리고에 갔을 때는 요단강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때마다 엘리사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언뜻 보면 엘리사가 구태여 고집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대목의 성경 구절을 꼼꼼히 읽어 보면 두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엘리야는 “여기 있으라”고 말할 때 하나님의 명령이라 하지 않았다

엘리야의 승천 전에 엘리야는, 자신이 어딘가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할 때는 “하나님께서”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그것이 거부할 수 없는 명령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엘리사에게 말할 때는 “청컨대”라는 표현을 사용할 뿐 하나님의 뜻이라는 의미를 담지 않았다. 다시 말해 그것은 일종의 테스트였을 수 있고, 엘리사는 이 부분을 눈치챘을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이르되 청컨대 너는 여기 머물라 여호와께서 나를 벧엘로 보내시느니라 … 청컨대 너는 여기 머물라 여호와께서 나를 여리고로 보내시느니라 … 청컨대 너는 여기 머물라 여호와께서 나를 요단으로 보내시느니라

열왕기하 2:2, 4, 6

둘째, 생도들의 반응

벧엘에 동행했을 때도, 여리고에 갔을 때도 선지자의 생도들이 엘리사에게 조용히 다가와서는 물었다. 엘리야의 승천 시기가 임박했음을 알고 있느냐고. 엘리사는 이에 대해 “나도 알고 있으니 조용히 하거라” 하고 답한다(열왕기하 2:3, 5).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각지에 존재하던 선지자의 생도들이 불안해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심정은 엘리사도 마찬가지였다. 생도들에게도 엘리야는 큰 선지자겠지만 엘리사에게 엘리야라는 인물이 가지는 의미는 조금 더 특별했을 것이다. 엘리사는 엘리야의 부름을 받자마자 자신의 농기구를 태워버리고 소를 죽여 그 결연함을 입증했다. 그 부름을 기점으로 엘리사의 삶은 완전히 바뀐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이가 이제 생의 마지막을 장엄하게 맞이하려 한다. 엘리사 역시 생도들 못지않게 착잡했을 터지만, 결코 그를 혼자 내버려둘 수 없다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함께 들었으리라 추측해볼 수 있다.

엘리야의 승천, 요단강
복잡한 심경을 숨긴 채 엘리사는, 요단강에 이르렀다.

엘리야의 승천

엘리사는 결국 고집 아닌 고집을 부려 요단강까지 당도했다. 엘리야는 강가에 서서 자신의 겉옷을 말아 쥐고 물을 쳤다. 그러자 물은 이리저리 갈라져서 마른 땅이 되었다. 두 사람은 그 사이로 건너갔다. 강을 다 건넜을 때 엘리야는 엘리사에게 물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데려가시기 전에, 원하는 것이 있다면 구하거라.”
“당신의 영적 능력이 두 배로 제게 임하기를 원합니다.”

왜 그가 마지막 소원으로 이것을 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론이 존재한다. 다만 그가 엘리야의 승천 이후 도탄에 빠진 민생을 돕는 이적을 많이 베풀었고(열왕기하 4장 참조) 더 나아가 우상숭배에 빠진 이스라엘을 구하는 쿠데타를 주도했다는 점에서(열왕기하 9~10장 참조),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명이 많음을 그때 이미 직감하고 ‘당신에게 허락하신 은사보다 더 큰 은사를 하나님께서 내려주시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으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

엘리야는 그런 엘리사에게

“네가 어려운 것을 구하는구나. 하지만 나를 네게서 취하시는 것을 네가 보면 그 일이 네게 이루어질 것이다.”

라는 말로 사실상 그 부탁을 수락했다. 그 말을 마치고 얼마 되지 않아, 홀연히 불수레와 불말들이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았기 때문이다. 엘리야는 회오리바람과 함께 순식간에 승천한다. 그 광경을 보며 엘리사는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 이스라엘의 병거와 마병이여!” 하고 부르짖었다. 가지 말라고는 차마 할 수 없고, 잘 가라고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엘리사의 복잡한 심경이 담긴 마지막 인사였다.

엘리야의 승천, 엘리야가 불병거를 타고 하늘로 승천하다. 귀스타브 도레, Gustave Doré
엘리야가 불병거를 타고 하늘로 승천하다 – 귀스타브 도레(Gustave Doré) 作

엘리야는 자신의 겉옷을 남기고 떠났다. 엘리사를 선지자로 삼을 때 주었던 그 옷이었다. 엘리사는 그 겉옷을 주워 들고 요단강 앞에 섰다. 그리고 그의 스승이 그랬듯, 겉옷으로 강물을 내리쳤다.

“엘리야의 하나님 여호와여, 어디 계시나이까!”

그러자 엘리야가 그랬던 것처럼 강물이 이리 저리 갈라져서 마른 땅이 되었다. 이것은 성경에 기록된 엘리사의 첫 기적이었다. 이후로도 그는 성경 전체에서 손꼽힐 만큼 많은 기적을 행하고 마침내 북왕국 이스라엘에서 바알 숭배를 절멸시키는 쿠데타를 주도하기까지 한다. 엘리야의 영적 능력을 두 배나 받기를 원하던 그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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